한글 포스터, 광복 이후, 종이, 51.6x35.5cm,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대한민국. 광복 이후 한글 교육을 위한 포스터. ‘日本글은 알아도 우리글은 몰나요‘라는 문장을 통해 당시 우리나라의 현실을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간결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통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시선을 사로잡아 특정 행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심을 끌어야 합니다. 짧은 순간 확실하게 시선을 붙잡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바로 획기적인 캐치프레이즈와 강렬한 색감, 그리고 깔끔한 이미지가 아닐까요?
이미지 홍수의 시대! 다양한 포스터를 함께 보며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다양한 포스터를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Internet today and tomorrow, 1994.
포스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세요?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아램이는 인쇄기술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최근엔 웹 포스터나, 무빙 포스터 등 디지털 매체를 통한 포스터들이 등장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인쇄매체로서의 포스터의 힘이 상당하죠. 그렇다면 포스터는 인쇄기술이 발명된 뒤에 등장한 걸까요?
사실 포스터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포스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기원전 1000년경인 고대 이집트 문명까지 도달한다고 해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포스터는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도망간 노예를 찾는 방직공이 남긴 파피루스'라고 합니다. 거의 범인 수배지 혹은 현상금 광고라고 볼 수 있겠죠? 🥷
알타미라 동굴 벽화 또한 포스터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이렇듯 우리가 포스터의 효시로 보고 있는 다양한 유물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인쇄기술이 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시적인 방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Alfons Mucha, Poster for The Sokol Festival in Prague, 1926.
현대의 포스터는 대부분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옵니다. 그래서 포스터를 이야기할 때 디자인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예요. 하지만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화가들도 포스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알폰스 무하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알폰스 무하의 작품은 현대 만화의 미소녀 그림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죠. 화려하고 아름다워 짧은 순간에도 누구나 사랑에 빠질 것만 같아요. 무하는 단순히 새롭고 화려한 그림을 그렸단 이유 하나만으로 상업예술 화가로서 세계적 명성을 떨칠 수 있었을까요?
사실 무하의 작품이 포스터, 인테리어 장식, 패키지와 제품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석판화로 작품을 찍어내며 대량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복제가 가능해진 그의 포스터는 상업 미술의 영역을 예술로 업그레이드시키며 전 세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
National Caries Program, Smile, fluroide makes it so easy.
포스터는 공익 캠페인을 위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환한 치아를 드러내고 웃고 있는 소년의 모습 아래 ‘Smile, fluroide makes it so easy.(웃어보세요. 불소는 쉽게 웃음 지을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라는 문구가 합쳐져 보다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흑백의 배경 이미지에 주황색으로 강조된 문구는 색채의 대비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주황색은 과일이나 채소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의 색이자 교도소에서 죄수복으로도 사용될만큼 강렬하게 시선을 끄는 색이기도 해요. 이 포스터는 아주 단순한 내용과 이미지지만 철저한 설계 하에 똑똑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
United States Committee on Public Information, I WANT YOU FOR U.S.ARMY, 100.965x75.565cm,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Washington, D.C., U.S.
포스터는 광고와 홍보의 의미뿐만 아니라 선전을 위해서도 사용되곤 합니다. 정치적 목적을 지닌 채 설득을 유도하는 것이죠. 이런 선전용 포스터는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1차 세계대전 이후로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위 포스터는 세계 1차 대전 시기에 등장했죠. 성조기와 유사한 색채의 배열과 직설적인 문구를 통해 군입대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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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가 단순한 홍보나 선전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포스터가 발행될 당시의 시대상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포스터를 미적 요소가 결합된 역사의 기록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매일 마주하는 수많은 포스터들을 그동안 대충 보고 흘려보냈다면, 오늘부턴 하나씩 찬찬히 살펴보며 요즘 트랜드가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 유추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추천 전시 부산현대미술관,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
캡션이 가려진 작품을 자신만의 견해로 감상하는 관람객들. 작품 정보는 7월 1일 공개된다. [사진출처: @seum_c_school]
전시명: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
장소: 부산현대미술관
기간: 2022-04-01 ~ 2022-07-17
오늘 아트레터는 포스터에 관해 다뤄보았습니다. 앞서 읽어보았듯 포스터는 무엇을 알리기 위해 제작되는 하나의 매체입니다. 그런데 만약 정보가 제한되어 있는 포스터를 만난다면 우리는 그 속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요? 부산현대미술관의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는 작가나 작품 제목, 제작연도와 같은 작품 정보를 제한해 감상자가 온전히 그림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직관적으로 자유롭게 감상의 세계를 펼쳐나갈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죠. 전시를 통해 넘쳐나는 메시지의 세상에서 잠깐 벗어나 익명의 예술 세계로 뛰어드는 기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