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그림들 예술이 배달 왔어요 💌
2022.05.06 Vol. 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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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의 ‘효자도-석진단지(石珍斷指)’. 왼손 무명지를 잘라서 아버지에게 바친 효자 석진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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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5월하면 바로 가정의 달!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있듯이, 가정의 화목은 만사형통의 기본이죠.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는 요즘, 전통적 가치관의 시선으로 가정의 의미를 한정 짓기 보다는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고 편히 쉴 수 있도록 곁을 내어주는 소중한 모두를 생각하며 아트레터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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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도 8폭 병풍文字圖八幅屛風, 조선, 종이, 97.8x32.3cm,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대한민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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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도는 글자가 가진 의미와 관계가 있는 이야기 및 상징물을 한자의 획 속에 그려 넣는 그림입니다. 조선 말기에 널리 유행했던 이 그림은 꽃 글씨 또는 서화도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
그렇다면 아무 한자나 문자도가 될 수 있었을까요? 문자도는 크게 효제문자도, 길상문자도, 수호문자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효제문자도는 유교의 덕목인 ‘효’를 강조한 문자도이고, 길상문자도는 말 그대로 좋은 기운을 담아 행복과 장수를 비는 그림입니다. 마지막으로 수호문자도는 ‘수호’라는 뜻처럼 액운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벽사의 의미가 가득 담긴 그림입니다. 위에 문자도는 효(孝) ·제(悌) ·충(忠) ·신(臣) 등의 글자가 눈에 띄는 것을 보니 ‘효제문자도’에 해당하겠죠? 🤓
문자도에서 ‘효(孝)’를 이루는 요소로는 잉어와 죽순 등이 있습니다. 잉어는 진나라 선비 왕상이 어머니를 위해 한겨울에 얼음을 깨고 잉어를 잡아올린 이야기가, 죽순은 오나라 맹종이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눈밭에서 뜨거운 눈물로 죽순을 돋아나게 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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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암, 어미개와 강아지母犬圖, 조선, 종이, 163x55.5cm,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대한민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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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개와 강아지들은 한 데 엉켜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하나의 덩어리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조금 가까이에서 바라본다면 평온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어미개의 등을 타고 단잠을 자는 강아지도, 젖을 먹기 위해 정신없이 어미 개의 품에 파고드는 강아지도 보일 거예요. 평온함과 분주함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의 감정이 번갈아 느껴지는 재미가 작품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
주제부가 되는 어미개와 강아지의 뒤편을 보면 한 그루의 나무가 넓게 잎을 펼치고 서 있습니다. 먹의 농담을 통해 섬세하게 우려낸 주제부의 모습과는 달리 대담한 필선으로 그려낸 나무의 모습은 작품 속에서 단순하지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여백을 채워주는 배경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나무 그늘 아래 누워 느끼는 여유를 극대화하고 있지요. 따스하고 포근한 감정이 느껴지는 이암의 모견도는 바쁜 일상 속 잊고 지내던 따뜻한 어머니의 온정을 떠오르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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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벽, 어미닭과 병아리卞相璧筆鷄圖,母鷄領子圖, 조선, 비단,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대한민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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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벽은 조선 후기의 화가입니다. 닭과 고양이를 빼어나게 그려 변고양이 (卞猫)와 변계(卞鷄)라는 변명이 붙었을 정도라고 해요. 그렇다면 얼마나 잘 그렸을지 함께 봐 볼까요? 🐔
윤기가 흘러넘치는 어미닭의 깃털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섬세한 깃털의 묘사는 변계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목-몸통-꼬리의 각 부분에 따라 닭의 신체를 이루고 있는 곡선들에 걸맞은 필법으로 구성한 점이 인상 깊게 다가오는데요. 닭이라는 하나의 개체를 묘사하는 데에 있어 각각 공필과 몰골법이 공존하지만 어느 하나 튀는 구석 없이 조화롭게 연결되고 있습니다. 어미닭의 윤기 넘치는 깃털과는 반대로 뽀송뽀송 부드러워 보이는 병아리의 솜털 또한 감탄을 자아냅니다. 열네 마리나 되는 병아리들의 각기 다른 행동들도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대담한 붓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커다란 괴석은 작고 화려하게 그려낸 나비와 대조되며 독특한 시너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꽃과 나비, 그리고 어미닭이 물고 있는 벌을 보았을 때 이 작품은 봄을 배경으로 그렸음을 짐작케 합니다. 따뜻한 모정이 느껴지는 어미닭과 병아리 그림은 봄의 기운과 어우러져 마음을 편안하게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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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r amid Pine Trees松下雙鹿圖, 조선, 비단, 128.9x48.6cm,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York, U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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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Deer amid Pine Trees' 즉, '소나무에 가득 쌓인 사슴' 그림입니다. 한문으로 작품 제목을 읽어보자면 <송하쌍록도>로, 말 그대로 소나무 아래 두 마리의 사슴이 그려진 그림이라는 뜻이 됩니다. 🦌
한국화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이게 어떤 의미의 그림인지 슬슬 감이 오실 거예요. 혹시나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여기서 힌트! 사슴이 불로초를 먹고 있는 모습에 주목해 보세요!
이제 어떤 그림인지 느낌이 좀 오시나요? 바로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그림입니다. 십장생도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요. 여기서 십장생이란 해, 물, 구름, 바위, 바람, 소나무, 사슴, 거북이, 불로초 등 늙지 않고 오래도록 유지하는 삶을 의미하는 열 가지의 사물을 말합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십장생의 요소를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작품 감상에 있어서 큰 재미입니다!
그런데 이 두 폭의 그림을 아무리 꼼꼼하게 살펴보아도 찾을 수 없는 십장생의 요소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병풍으로 쓰이던 십장생도가 이 두 개의 폭만 남긴 채 나머지 부분은 소실이 된 것은 아닐까 싶어요. 일부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즐겁고 기운이 넘치는 데, 벽면을 꽉 채우는 거대한 병풍으로 만난다면 얼마나 웅장하고 생동감 넘칠까요. 이미 지나간 시간, 사라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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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전시 <에바 알머슨 특별전: 에바 알머슨, Andand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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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전쟁기념관 <에바 알머슨 특별전: 에바 알머슨, Andand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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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그림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드는 에바 알머슨의 새로운 전시 <에바 알머슨, Andando>가 5월 13일부터 12월 4일까지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 전시실에서 진행됩니다. Andando는 ‘계속 걷다'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에바 알머슨의 삶을 회고하는 전시입니다. 알록달록 꽃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는 알머슨의 작품은 어린이에겐 즐거움을, 어른에겐 어린 시절의 향수를 전달합니다. 혼자만의 감상도 즐겁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감상을 나누어 본다면 훨씬 즐거운 시간이 될 거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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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이젠 혈연관계만 가족이 될 수 있는 세상은 아니죠.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지금부터 가족이 될 수 있어요! 열린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며 가정의 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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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 아트레터를 못 보셨다면?
[Vol.84] 🇫🇷 아름다운 파리 풍경을 그린 장 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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