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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국의 화가 윌리엄 호가스는 <결혼 세태>라는 제목의 그림 시리즈를 통해 당시 중매 결혼을 통찰력있게 바라보았습니다. 이 작품들은 귀족들 사이의 사랑 없는 결혼과 탐욕을 풍자적으로 그려내며, 결혼 계약이 어떻게 인간의 욕망을 반영하는지 드러냅니다.

영국에서 일반적이었던 중매 결혼은 부모가 자녀의 결혼 상대를 결정했는데, 대체로 명망있는 가문의 남성과 부를 가진 여성이 결혼 상대로 매칭되었어요. 반대로 부를 축적한 남성이 재정적으로 열위에 있는 아내에게 '핀 머니'라는 수당을 주며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도 했죠. 💍

호가스가 그린 이 작품은 6부작 중 2번째인 ‘Tête à Tête’라는 그림으로, 부모들간의 계약으로 결혼은 했지만 불행한 부부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남성은 숙취가 가득해 보입니다. 외박을 하고 들어온 그의 옆에 강아지가 다가가 타인의 체취를 맡고 있어요. 남성의 목엔 커다란 점이 보이는데, 이것은 매독을 상징하는 상처로 문란한 성생활을 드러냅니다. 아내는 그런 남성을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펴고 있고, 혼자 조식을 먹고 있네요. 사실, 그녀 또한 어젯밤 밤새 집에서 파티를 즐겼습니다. 의자와 책이 나뒹굴고, 뒷편엔 하품하는 남성도 보여요. 왼쪽에 집사로 보이는 남성은 영수증과 장부를 정리하다 치를 떨고 돌아섭니다. 이들 가정의 재정이 파탄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어요. 😖

<결혼 세태> 연작에 숨은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19세기 러시아는 상인 중산층이 부상했고, 그들의 삶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다채로운 이야기로 풍성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사랑, 돈, 명성 등이 주를 이뤘고, 파벨 페도토프의 작품 또한 같은 결을 가집니다.

이 작품은 마치 연극 무대처럼 한 장면이 그대로 표현되었습니다. 각 인물의 표정과 자세는 이들의 내면을 잘 드러내고 있어요. 맨 오른쪽에 서 있는 장교는 전형적인 군인의 모습입니다. 감정적인 사랑보다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결혼을 상징하죠. 그 옆에는 이번 결혼 계약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중매인이 있고, 여성의 가족들은 집안의 사회적 지위와 부를 과시하며 무대를 장식합니다. 

작품의 중심에는 젊은 딸이 등장하는데, 그녀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으나 사랑하지 않는 상대와의 결혼을 앞두고 도망치려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시 결혼이 사랑보다는 사회적, 경제적 이득을 위한 수단이었음을 암시합니다. 🎖️

바실리 푸키레프는 1832년 러시아의 가난한 농민 가정에서 태어나 우연한 기회에 모스크바의 회화, 조각, 건축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1862년에 <불균형한 결혼> 작품을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고, 예술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효자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그 이유는 바로 푸키레프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실화를 그린 그림이였기 때문이에요. 작품 속 신부 뒷편에 고개를 돌린 남성이 바로 화가 자신입니다. 가난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과의 결혼 승낙을 받지 못하고, 결국 여성은 부유한 공작과 결혼하게 되었죠. 😮‍💨

신랑으로 보이는 나이 든 공작은 각진 선이 두드러지며, 표정엔 인간미가 결여된 냉정함이 느껴집니다. 그와 대조되는 신부는 천사처럼 밝고 여려 보입니다. 신부의 슬픔과 절망이 표정과 손짓, 분위기에서 모두 느껴져요. 그녀는 눈물을 간신히 참고 있는 어린 아이처럼 보이며, 이 결혼이 그녀에게 얼마나 비극적인지 암시합니다. 

독특하게도 신랑 뒤로 마치 유령처럼 이상하게 보이는 노파가 등장합니다. 신부와 비슷한 화관을 쓰고 있는데, 이는 신랑의 전 부인일 수 있음을 시사해요. 화가는 유령신부를 작품에 그려넣으며 신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극적인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

<성모의 결혼>은 성모 마리아와 요셉의 결혼식을 그린 작품으로, 라파엘은 이를 통해 인간의 순수함과 성스러움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여성들을 그림의 왼쪽에, 남성들을 오른쪽에 배치하며 지금의 결혼식 풍경과도 비슷한 구도를 구성했어요.

인물들이 아주 자연스럽고 생동감 있어서 결혼식 장면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각 인물의 자세와 표정에서는 그들의 개성과 내면의 감정이 잘 드러나며, 특히 성모 마리아와 요셉의 손을 잡고 있는 사제의 자세는 섬세하고 은은한 느낌을 줘 그림 전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룹니다.

마리아는 결혼을 앞두기 전까지 성전에서 대부분의 삶을 보냈는데, 그녀를 기다린 많은 구혼자들이 있었습니다. 구혼자들은 모두 나뭇가지를 손에 들고 있고, 요셉의 가지에서만 기적적으로 꽃이 피었어요! 재미있게도 요셉의 옆에 있는 남성은 꽃이 피지 않은 자신의 나뭇가지를 원망하며 부러뜨리고 있습니다. 😤

그 외에도 작품을 통해 라파엘이 가진 건축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도 있는데요, 건물의 구조와 원근법을 통해 입체감을 부여했으며, 라파엘의 서명과 작품 완성 연도가 새겨진 건축물의 아치형 회랑은 그것에 대한 라팔엘의 사랑과 자부심을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