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는 27살이 되던 해, 다른 화가들에 비해 꽤 늦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는 공식적인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목회자를 꿈꾸던 청년이었어요. 고흐가 1886년에 그린 첫 번째 자화상은 예술가로서 자신을 묘사한 첫 번째 작품입니다. 그림이 어둡고 칙칙해서 고흐 그림 같지 않다구요? 곧 그는 파리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보고 이 어두운 스타일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반 고흐는 네덜란드를 떠나 파리에 이주해서 이목을 집중했습니다.🇫🇷 당시 파리에서 유행했던 점묘법을 연구하고 적용한 흔적이 이 초상화에 담겨 있어요. 하지만 그는 점을 그리는 대신 방향성이 있는 짧은 선을 이용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그의 머리 뒤로 일종의 후광을 만든 것입니다.🔆나중에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소용돌이가 이때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네요. 이 자화상을 그릴 시절에는 고흐가 경제적으로 굉장히 궁핍한 상태였습니다. 스케치마저 연필이 아닌 붉은 물감을 사용했으니까요. 때로는 종이의 양면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반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는 사건은 대중문화에서 고흐가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인 에피소드입니다. 아를에서 빈센트와 고갱은 자주, 또 격렬하게 싸웠습니다.⚔️ 1888년 12월 23일 저녁, 그들의 논쟁은 시작됐고 반 고흐는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고흐는 면도칼로 고갱을 위협했고, 그 후 자신의 왼쪽 귀를 베어냈습니다. 동맥 파열로 심각한 출혈 상태이던 그는 곧장 절단된 귀를 레이첼이라는 매춘부에게 건네줬습니다. 레이첼은 기겁하며 경찰을 불렀고, 다음날 아침 고갱이 돌아왔을 때 모든 방엔 피범벅이었습니다. 고갱은 고흐를 병원에 데려간 이후 연락을 끊었고, 고흐는 이후에 이 사건을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자화상은 고흐가 병원에서 귀가한 직후 그린 자신의 모습입니다.🤕 작업실에서 착용하던 외투와 모자를 썼고, 오른쪽에는 그에게 영감을 준 일본 판화가 있습니다. 그의 표정은 고요하고도 우울합니다. 

이 그림이 반 고흐의 마지막 자화상인지는 미술사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 자화상의 특징은 빈센트가 평소 작업할 때 입었던 초록색 두터운 코트가 아닌 정장을 입고 있고, 얼굴은 경직되어 수척하며, 옅은 색의 눈동자는 경계하는 듯이 불안해 보입니다. 배경과 외투 색이 비슷해서 마치 인물이 부유하는 것처럼 보이고, 녹아내릴 듯이 격동하는 패턴은 긴장감과 압박감을 나타냅니다. 이 때의 고흐는 확실히 불안해 보입니다. 그리고 1890년 7월 27일, 고흐는 들판으로 걸어나간 뒤 자신의 가슴에 총을 쏘아서 사망했습니다.

이 초상화는 1970년부터 그 진위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올 해 1월, 고흐가 그린 자화상이라고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그림 속 고흐의 표정은 생기가 없고 쓸쓸하며 음산하기 그지 없습니다.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 “내가 몸이 아팠을 때부터 시도한 자화상”이라고 언급하며, 우울증과 정신병으로 고통받는 겁먹은 그의 모습이 드러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2021년 새롭게 개관한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박물관에서 2월 21일부터 선보일 예정이어서 많은 팬들이 고흐의 새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