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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태니컬 아트는 식물의 아름다움과 내부 구조를 담아내는 예술입니다. 매크로 렌즈나 현미경 같은 사진 기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예술가와 과학자들이 식물을 그려서 그 아름다움을 기록했는데, 그 역사는 1세기 중반부터 시작되었어요.

보태니컬 아트는 식물 종의 형태, 색상 및 세부 사항을 묘사하는 예술로, 과학과 예술의 접점에 있습니다. 과거 수 세기 동안 의사, 약사, 식물학자 및 정원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에 의해 활용되었으며, 식물 화가들이 기여함으로써  많은 식물 종의 특징을 포착해 식별을 돕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

보태니컬 아트의 황금 시대는 대략 15세기~17세기로, 대항해시대와 겹쳐있습니다. 탐험가들이 새로운 대륙을 발견했을 때, 경험을 상세히 기록하고 새로운 식물이나 동물 종을 문서화하기 위해 예술가도 동반했어요.

가장 오랫동안 많이 그려진 식물 그림은 허브, 즉 약초였습니다. 의사와 약사들은 허브의 특성을 기록하고 식별하기 위해 그림을 이용했어요. 이후, 식물은 실용적인 목적 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아름다움의 대상으로 여겨지며 책의 장을 구분하는 용도로 그려졌습니다. 글자만으로 빼곡히 쓰여진 책을 보다가, 중간중간 정교하고 알록달록하게 그려진 식물들을 보니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 또한 자연을 연구하고 관찰하는 걸 즐겼고, 식물 그림을 자주 그렸습니다. 뒤러의 <Great Piece of Turf>(1503)는 이러한 관찰의 결과물 중 하나에요. 이 작품은 지금 보아도 현실적이고 세밀한 표현으로 놀라움을 줍니다. 

17세기 과학 혁명에 영향을 준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의학, 건축, 과학 뿐만 아니라 식물에 대해서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어요. 식물이 태양을 향하거나 땅을 향하는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나이테를 가진 것과 식물에 암수 구별이 있다는 것도 알아냈습니다. 이후 식물 그림은 더욱 현실적이고 정확한 실험을 필요로 했고, 시대에서 중요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

엘리자베스 블랙웰(1707-1758)은 식물 그림 분야에서 저명한 작가로, 1735년에 <A Curious Herbal>이라는 식물도감을 출판해 당시 의사, 약사들에게 큰 도움을 줬습니다. 새로 발견된 식물을 그리고 설명하는 책이었는데, 500개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혼자서 드로잉, 에칭, 채색,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했어요. 남편이 공동저자로 나서며 라틴어, 그리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및 독일어까지 번역판을 만들어 수출했고 책으로 큰 성공을 해, 왕립 의학 협회로부터 상도 수여받았습니다. 🔑

하지만, 남편이 채무 관련하여 고액의 벌금을 물게 되었고, 2년 동안 감옥에 수감되고 말아요. 블랙웰은 책에서 생긴 수익 전부를 남편의 보석금으로 썼습니다. 그러다 빚이 쌓이면서 책을 모두 팔아도 남는게 없게 되자, 남편은 사기 혐의로 사형당했고, 엘리자베스는 스웨덴으로 떠나 생을 마감했습니다. 안타까운 삶이었지만, 현재까지도 그녀의 작품은 “식물 일러스트의 걸작”으로 소개되면 전세계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안나 앳킨스(1799-1781)는 사진을 통해 식물을 기록한 식물학자이자 사진작가입니다. 그녀는 당시 사진 발명이 막 되었을 때, 사진을 즐기기 위해 찍는 것이 아니라, 유용하기 때문에 찍는다고 생각했어요. 📷

앳킨스는 실제로 카메라를 갖고 있긴 했지만, 식물 사진을 작업할 때에는 카메라가 없는 포토제닉 드로잉(종이 위에 빛을 이용해 사물의 모습을 고정시킨 기술; 빛으로 그린 그림)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해조류를 기록했고, 존 허셜이 발명한 시아노타이프(Cyanptype)를 사용해 사진을 찍었어요. 1843년에 <브리티시 해조류>라는 책의 1부를 자체 출판했고, 이를 통해 사진이 담긴 최초의 책으로 인정받았습니다. 🟦

책은 한정된 부수의 사본과 손으로 쓴 텍스트로 구성되었습니다. 앳킨스는 이후 1843년부터 1853년까지 세 권의 책을 더 출판하였으며, 이 중 약 17부의 사본만이 존재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과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미술적 가치로도 인정받았으며, 식물학과 사진 예술에 기여한 첫 번째 여성으로 기억됩니다.

신명연(1808-1886)은 아버지에게 시서화(詩書畵)를 직접 전수 받아 시 ·서 ·화에 능했고 화조화(花鳥畵), 화훼화(花卉畵), 산수화, 사군자, 인물화 등 다양한 회화 장르를 섭렵한 사대부 화가입니다. 특히 꽃 그림에서는 그의 개성이 돋보이는데, 보는 이의 마음을 정화시킵니다. 그의 꽃 그림은 소담하고 단정하며, 꽃 속으로 빨려들게 하는 힘이 있어요. 🌺

그의 대표작 ‘산수화훼화첩’(1864)에는 19점의 꽃 그림과 21점의 산수화가 들어있는데, 꽃 그림이 특히 탁월하며, 현대의 디자인적 감각이 풍깁니다. 그래서일까요? 2017년 애경이 케라시스 샴푸 제품의 디자인으로도 활용하여 당시 추석 선물로 인기를 끌었어요. 특히 <양귀비>는 희귀한 작품 중 하나로, 진 붉은 꽃이 마음과 눈을 사로잡습니다. 그의 작품은 조선 말기 화단을 다채롭게 빛내는데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