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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는 르네상스 유산으로 가득 찬 도시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예술을 만난다면 어떨까요? 피렌체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스노클링 마스크와 스쿠버 다이빙 장비를 착용한 미스터리한 예술 작품들, 블럽(Blub)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블럽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정체불명의 예술가로, 그의 작품은 단테나 보티첼리 같은 명화와 프레디 머큐리 같은 현대 아이콘을 마치 수중에서 마주한 모습처럼 보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라르테 사우 노타레' 혹은 '아트 캔 스윔' 이라는 이름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었는데, 오래된 예술작품과 유명 인물들이 물 속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그리며 ‘어떤 일이 있어도 예술은 살아남고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블럽의 작업 스타일은 얇은 종이 위에 직접 그린 포스터를 건물에 붙이는 방법으로, 스프레이로 건축물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와는 차별화됩니다. 또한 포스터를 붙이는 위치도 가스 배선함이나 벽 사이사이 여백의 공간을 이용해 위트있고 건물에 해를 안끼치도록 조심하는 편이에요. 블럽은 이러한 점이 도시의 외관을 아름답게 만들고 향상시킨다고 자부합니다.

폴란드의 거리를 아름답게 수놓는 예술가, 네스푼(Nespoon)은 도자기, 레이스, 그래피티를 조합하여 거리 예술을 선보입니다. 오래된 건물과 황폐한 거리에 특유의 크로셰 무늬 벽화와 도자기 패널로 화려한 장식을 더하고 있어요. 🧶

네스푼은 예술을 통해 현실을 구부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믿음은 바로 영화 매트릭스 중 “숟가락은 없어요. 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죠. 당신의 마음이 휘면, 숟가락도 휘어져요.” 라는 말을 들은 주인공 네오가 가상세계인 매트릭스를 인지하고 생각만으로 숟가락을 휘어버리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네스푼은 렘브란트와 로스코의 명상적인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회화 작가의 길을 걷다가, 도자기와 레이스로 새롭게 전향했습니다.

네스푼이 도자기 레이스 패널을 만드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녀의 대규모 크로셰 벽화는 도시의 벽, 나무의 구멍, 포장 패널 등 다양한 곳에서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이 작업으로 그녀는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폴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오스트리아, 홍콩, 미국, 독일, 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예술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는 거리의 예술가 네스푼,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작품은 세계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테네는 고대 그리스의 위엄있고, 당당한 기념물과 유물을 볼 수 있는 반면에 현대적인 산업 경관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일률적인 건물 외관과 숨막힐 듯이 매우 가깝게 붙어 있는 현대 건물들 사이에서도 보석들이 숨겨져 있어요. WD라는 아테네에 기반을 둔 발리 출신의 화가이자 벽화가는 주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동시에 아름다움을 불어넣으며 시민들의 일상을 색칠합니다.

가장 유명한 벽화 중 하나는 ‘Knowledge Speaks, Wisdom Listens(지식은 말하고, 지혜는 듣는다)’라는 작품입니다. 이 벽화는 아테네를 상징하는 아테나 여신(지혜·전쟁·직물·요리·도기·문명의 여신)의 분신인 올빼미를 통해 지혜를 은유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주로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마법, 그리고 판타지를 요소로 합니다. 🦉

텔아비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화이트 시티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이스라엘의 도시입니다. 유명 예술 작품들을 소장한 예술 기관들이 모여 있으며, 거리를 자신들의 미술관으로 만들어가는 지역 예술가들 또한 주목받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노 호프(Know Hope)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는 아담 예쿠틸리(Addam Yekutieli)는, 텔아비브의 여기저기에 섬세한 그림들을 그리며 그의 존재를 알렸습니다.

노 호프 일본, 미국, 이스라엘에 뿌리를 둔 혼합 유산의 집에서 자랐습니다. 자연스레 그의 작품은 국경, 집단 기억, 개인과 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며 조각난 세상에서의 단결을 촉구하는 사회적 메시지와 인류애를 담게 되었어요. 그를 대표하는 작업은 가는 선으로 그려진 줄무늬 스웨터를 입은 사람인데, 도시 구석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재 혼합 미디어 작품, 사진, 비디오 및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로 작품을 창작하고 있으며, 공공 공간을 통한 재문맥화와 대화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 ‘Know Hope’은 ’No Hope(희망은 없다)’와 같게 들리며 그가 말하는 희망에 대한 간절함이 더욱 느껴집니다. 🙌

해외에 비해 거리 예술이 드문 한국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aka. Royyal Dog)이 있습니다. 심찬양 작가는 전통적인 한국 한복을 입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들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유명합니다. 2016년 LA에서 랩 아이콘과 미국의 다문화를 주제로 한 벽화 프로젝트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덴티티를 현대적이고 독특한 시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

작가는 한국을 가장 잘 대표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한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어릴 적에 부모님이 후원한 아프리카 아동들의 사진이 집 벽에 있던 경험을 토대로, 흑인이 한복을 입은 아름다운 이미지를 벽화로 그려냈습니다. 그의 작품은 스프레이로 표현하는 독특한 한국화풍 극사실화로, 한국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020년 순천종합버스터미널 인근 벽면, 해운대 영무파라드호텔 등에 작업해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받았으며,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가 되는 자랑스러운 한국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