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의 끝자락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맘때가 되면 한 해를 정리해야 할 일들이 눈더미처럼 쌓여서 했던 일을 또 하고, 봤던 것을 또 보며 반복적인 일과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지곤 해요. 그럴 때마다 제게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작은 입김을 불어주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비드 호크니예요. ❤️‍🔥

1960년대 영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 새로운 접근의 포토 콜라주를 시도한 사진가, 일러스트레이터, 판화가, 무대 미술가. 영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더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 그것을 받아들여 디지털로 그림을 그리고, 아는 사람들에게 보내주며 낯설고 새로운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

왕성한 호기심과 실험정신으로 다양한 매체와 예술 영역을 넘나드는 호크니는 '다시 그림이다'를 외치며 평생 동안 몰두해 온 ‘사람과 그림’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보통 살아있는 전설들이 노인으로 변할 때,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 오래전 가장 이름을 날리던 절정기의 작품들은 한 전시회에서 다른 전시회로, 곧 전 세계로 퍼져 나갑니다. 그 작품들은 미술관, 박물관, 개인 소장품들로 전부 팔리고, 그것들과 다른 새로운 작품들은 작업실 한구석에 먼지 덮인 채 자리잡아요. 종종 거장들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자신의 주요 작품을 허술하게 반복해서 그리며, 새로운 작품을 내놓는 것에 대해 위험한 모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호크니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어요.

호크니는 그림에 혁신을 주거나 재정의하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새로운 도구를 사용했죠. 그는 언제나 기꺼이 새로운 기술에 도전했어요. 스마트폰과 태블릿도 그중 하나입니다. 📲 2009년부터 아이폰으로 그림을 그렸고, 직후부터 아이패드를 사용했어요. 사실 호크니는 어떤 면에서 보면 스크린에 메우 익숙한 예술가예요. 처음에 그는 사진과 영화를 통해 시각 예술 세계에 빠져들었거든요. 지금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호크니의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호크니의 강점은 그것들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에요. 디지털 기기의 특성을 잘 활용해서 작품을 위트 있게 표현하고 주제로 만듭니다.

아이패드로 그린 정물화를 보세요. 스마트폰에 비친 전기 콘센트는 ‘스크림’ 가면처럼 생겼고, 뭉크의 <절규>에 나오는 얼굴과도 닮았습니다. 이런 포인트는 호크니가 작업하는 디지털 기기가 단순한 장난감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요. 정물화의 기원과 의미를 생각하면 주제로써도 의미가 있지요. 단순하게 그림을 보는 이라면 그냥 충전기가 꽂힌 스마트 폰이 책 위에 놓여 있는 그림일 뿐이지만, 정물화가 시작된 네덜란드의 옛 거장들이 했던 것처럼 평범한 물체들 속에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의미와 경험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

세대(世代, Generation)는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말합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호크니처럼 세대를 뛰어넘는 빛나는 선구자들도 있죠. 우리 모두 그런 세대를 초월하는 사람은 될 수 없더라도, 어른은 아이에게, 아이는 어른에게 서로 영향을 끼치며 삶의 의미를 주고받길 바랍니다.

조이스 진 작가의 전시 <세상의 발견 : 세대들>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어른이 된 우리도 그들처럼 호기심과 새로움에 도전할 모험심, 또 감탄할 마음을 갖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더 쉽고 안전하게 세상을 탐험할 수 있도록 어른들과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 그렸습니다. 전시를 통해 한 때는 ‘아이’였던 우리들의 빛나는 모습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